황효창 작가는 1970년대 후반 이후 ‘인형’의 이미지에 인간의 슬픔을 투영하여, 은유적인 방식으로 사회의 부조리에 항거하는 작업들을 지속해 왔습니다. 최돈선 시인은 황효창 작가를 ‘암울한 시대의 고독한 시인’이며, 다른 민중미술처럼 앞장서서 구호를 외치고 분노하기보다 말 없는 인형이 되어 숨죽여 울었다고 표현합니다.
작가는 80년대 광주항쟁의 시대에는 눈과 귀를 막은 인형들을, 세월호의 아픈 시절에는 눈물을 흘리는 푸른 인형을, 국정농단으로 전국이 촛불로 물들었던 때에는 하얀 띠를 두르고 촛불을 든 인형을,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단절의 시대에는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은 인형을 다시 소환하였다. 팔순이 된 현재도 여전히 인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통찰력 있는 시선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 다음 해인 2015년에 그려진 작품 ‘촛불’은 국민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촛불을 든 백발 인형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황효창 작가 특유의 푸른 바탕과 하늘의 별, 그리고 가슴에 노란 뱃지가 보입니다. 또한 공허하게 움푹 들어간 검은 눈에 비친 촛불은 절망과 슬픔 속에서 희망을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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