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혜진 작가는 나뭇잎과 조개껍데기들을 채집하고, 오랫동안 바라보며, 그 안에서 숨겨진 형상들을 발견합니다.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무늬가 보일 때까지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작가는 대상과 은밀한 교감을 나눕니다. ‘잎그림’들은 주로 벌레 먹고 상처 난 잎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부서지거나 구멍 난 잎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작가의 섬세한 붓터치와 만나 생명력을 얻습니다. 지난해부터 작업한 ‘조개그림’ 역시 아주 작은 조개껍데기의 무늬들을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오랜 응시와 기다림 속에서 작가의 상상은 특별한 형상으로 태어납니다.
공혜진 작가는 힘없는 것, 흔한 것, 작은 것 안에 깃든 생명의 흔적을 포착하며, 무심코 지나치는 존재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조개껍데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 ‘옷’ 속에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있고, 그리고 그 모습이 옷처럼 보입니다. 작품을 보고 다시 조개껍데기를 보면 그 형상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공혜진 작가는 하찮은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 보는이가 공감하고 미소짓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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